축간사(祝刊辭)
 
 
 
 인류문명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문제 하나만 보더라도 초창 단계에는 대나무조각이나 나뭇조각, 또는 나뭇잎 같은 것을 책으로 사용하였다. 물론 말[]이 유일한 교통수단이었고, 고작 칼 활 정도가 무기로 활용될 시대의 일이다.
 공자께서 주역(周易)책을 애독하신 것을 잘 표현한 위편삼절(韋編三絶)’이란 단어가 있다. ‘위편은 곱게 다듬은 대나무조각을 가죽 끈으로 엮은 이른바 죽간(竹簡)’이란 뜻이고, ‘삼절은 그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는 뜻이다. 곧 대나무조각에 적힌 주역의 글을 그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끊어질 정도로 애독하셨다는 것이다. ‘죽간의 책장을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끊어질 정도로 넘기면서 읽자면 손끝도 닳았거니와 그 무거운 책을 가지고 다니자면 얼마나 불편하였을까? 다라수(多羅樹)의 잎에 불경을 새기는 일 또한 쉽지 않았을 것이다.

 뒤이어 종이가 나와서 온 세상이 종이책을 사용하였다. ‘오거서(五車書)’, ‘사고전서(四庫全書)’,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이니 하는 등의 많은 책의 수량이나 소장처의 규모를 표현하는 말까지 생겼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종이책이 활보를 하였다. 우리 순김(順金)도 갑신년(2004)에는 순천김씨대동보(順天金氏大同譜), 병술년(2006)에는 순천김씨세적총람(順天金氏世蹟總覽)을 종이책으로 출간한 바 있다.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전한 나머지, 지상에는 초고속 전차가 왔다 갔다 하고, 창공에는 쾌속 비행기가 날아다니고, 우주공간에는 인공위성이 떠도는가 하면, 전술 면에는 핵폭탄 같은 무기가 위용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문제 또한 여기에 걸맞게 전자책이 등장하고 종이책이 자취를 감추어감에 따라 출판업계는 사양길을 걷고 있는 실정이다.
세상은 벌써 죽간 시대를 지나고 종이책 시대를 뛰어넘어 전자책 시대로 접어들었다. 책의 소장 역시 사고전서같은 넓은 면적을 차지하던 시대를 뒤로하고, 손톱만한 유에스비하나가 사고전서같은 것을 과연 몇 개를 먹어야 양이 찰지 모를 시대가 온 것이다. 우리 순김도 이런 시대에 발맞추어서 전자족보를 만든 것이다. 전자족보는 수정이나 첨삭 등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편리한 족보다.
 
 
                                                              무술년(2018) 정월 12
 
                                   順天金氏中央宗親會 譜學硏究委員會委員長 東柱 謹識